퇴직금 통보를 받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이 뭐였냐고요? 솔직히 저는 "이걸 그냥 은행 통장에 넣어두면 안 되나" 였습니다. 그런데 알고 보니 퇴직금을 IRP 계좌 없이 그냥 수령하면 세금을 훨씬 더 많이 낸다는 사실, 처음엔 정말 몰랐어요. 퇴직금 IRP 굴리는 방법,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.
IRP가 뭔지부터 — 퇴직금과 어떻게 연결되나
IRP는 '개인형 퇴직연금(Individual Retirement Pension)'의 약자입니다. 퇴직금을 받을 때 이 계좌로 먼저 입금되도록 설계되어 있고,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꺼내 쓰면 퇴직소득세를 30~40%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. 바로 현금으로 찾아버리면? 세금을 한 번에 다 냅니다. 수천만 원 단위에서 이 차이가 얼마나 큰지 생각해보면 무시하기 어렵죠.
계좌 개설 자체는 은행, 증권사, 보험사 어디서든 할 수 있어요. 요즘은 앱으로 10분이면 됩니다. 다만 어디서 개설하느냐에 따라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달라지니까,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설명할게요.
돈을 그냥 놔두면 안 되는 이유
IRP 계좌에 퇴직금이 들어왔다고 해서 자동으로 굴러가는 게 아닙니다. 기본 설정 그대로면 원리금보장형 상품(예금 같은 것)에 들어가 있거나, 심지어 아무것도 안 된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도 있어요. 그 사이 물가는 오르고 실질 가치는 슬금슬금 깎입니다.
퇴직금이 5천만 원이라고 가정하면, 연 1%짜리 예금에 10년 넣어두는 것과 연 4~5%짜리 균형형 포트폴리오로 굴리는 것의 차이는 나중에 1천만 원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습니다. 중간에 복리 효과까지 붙으면요.
실제로 어떤 상품으로 굴리면 좋을까
IRP 계좌에서 고를 수 있는 상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.
첫째, 원리금보장형. 정기예금, ELB, 저축보험 같은 것들이에요. 원금이 안전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고, 수익률은 낮습니다. 퇴직금 전체를 잃을 여유가 없는 분, 또는 5년 안에 꺼내 써야 하는 분들한테는 비중을 높이는 게 맞아요.
둘째, 실적배당형. ETF나 펀드가 여기 해당합니다. 국내외 주식 ETF, 채권 ETF, 리츠 ETF 등 다양한데요, IRP 계좌 특성상 위험자산(주식형 ETF 등)은 전체의 70%까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. 나머지 30%는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해요.
50대 중반이라면 주식형 ETF 40~50%, 채권 ETF나 예금 50~60% 정도로 섞는 방식을 많이들 선택합니다. 60대 초반이면 안전 비중을 좀 더 높이는 게 일반적이고요. 물론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까 참고용으로만 봐주세요.
세액공제 혜택, 직장인이라면 놓치면 진짜 아깝다
퇴직금 말고 개인 돈을 IRP에 추가로 넣으면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요. 총급여 5,500만 원 이하라면 공제율이 16.5%, 그 이상이면 13.2%입니다. 900만 원을 다 채웠을 때 최대 148만 5천 원을 돌려받는 셈이죠.
7월 지금 이 시점에 넣어도 올해 연말정산에서 효과 봅니다. 한꺼번에 못 넣겠다면 매달 나눠서 자동이체로 넣는 방법도 있어요. 작년에 저도 이걸 몰라서 12월에 부랴부랴 넣었는데, 진작 알았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.
중도 해지할 때 생기는 문제들
IRP를 중간에 깨는 건 가능합니다. 단,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 혜택은 전부 토해내야 하고, 수익금에 대해서도 기타소득세 16.5%가 붙습니다. 급전이 필요하다면 IRP 담보대출이나 부분 인출(법정 사유에 한해 가능) 을 먼저 알아보는 게 낫습니다.
55세 이후 연금으로 꺼낼 때는 연금소득세 3.3~5.5%만 내면 됩니다. 한 번에 다 찾는 것보다 10년 이상 나눠서 받으면 세금도 최소화되고,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 유지에도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. 세금과 건강보험 부분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아보시길 권합니다.
※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, 개인의 투자 판단이나 세금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금융·세무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. 실제 운용 전에는 담당 금융기관 또는 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